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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키움 김하성, 메이저리그 진출 현실적 가능성은?

by writainer 2020. 10. 15.

키움 김하성의 연도별 성적. 2020 시즌 성적은 10월 14일까지의 기록이다. 출처 : KBO 홈페이지.


키움 김하성은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를 넘어 최고의 내야수이자 만능 야수로 올라섰다. 10월 14일까지 타율 0.314와 함께 30홈런 107타점 21도루로 커리어 첫 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OPS는 0.946으로 리그 최상급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키움 김하성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이미 미국 현지 매체들을 통해 김하성이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유격수 마커스 시미언의 대체 자원으로 적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100위 이내에 들 자원이라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의 의견이 터무니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김하성은 매년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23홈런이 커리어 하이였지만, 올해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공인구 반발력 약화로 대부분의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김하성의 성적 하락은 없었다.


이제는 베이스 러닝에 있어서도 리그 최정상급이다. 올해 23차례 도루를 시도해 21개나 성공시켰고, 시즌 중에 KBO리그 최초의 20연속 도루 성공 기록까지 썼다. 프로 경력 초기에는 도루 성공률이 좋지만은 않았으나, 지난해 37차례 시도해 33번이나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층 발전했음을 증명했다.


수비 실책이 지난해 20개로 많았던 데 이어 올해 19개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키움은 이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강정호와 박병호를 차례로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킨 바 있는 경험도 있는 팀이다.


또 하나의 호재는 수비 활용도다. 올해 포함 최근 2년 실책이 많은 것은 흠이지만, 유격수로만 출전하지 않고 3루수로도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강정호 역시 국내에서는 거의 유격수로만 뛰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갔다. 타구 질이 다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일본 유격수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대부분 2루수나 3루수로 주 포지션을 변경했음을 감안할 때, 김하성도 3루수로 뛸 준비를 해두는 것이 생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아시아 출신 내야수의 성공 사례가 있는 것도 김하성에겐 긍정적인 부분이다. 과거 마쓰이 가즈오, 니시오카 쓰요시, 나카지마 히로유키 등 일본 정상급 유격수들이 일본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보면서 내야 센터 라인에 아시아 출신 선수를 쓰는 것에 대한 의문이 커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짧지만 강렬했던 강정호의 활약은 김하성에게도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강정호만큼 KBO리그를 정복한 것은 아니지만 주루 플레이까지 포함한 다재다능함 면에서는 김하성 역시 뒤지지 않는다. 강정호는 길을 만들면서 가야 했지만 김하성은 이미 닦인 길 위로 걸어가면 된다는 점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아직 이번 시즌 남은 일정이 있고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들도 많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키움 김하성이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이르는 일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활약 여부를 벌써 전망하기는 이르지만, 아시아 내야수의 성공 사례가 없지 않은 만큼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똑같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NC 나성범과 비교하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야수인 나성범은 포지션에 있어서도 김하성에 비해 이점이 없다. 또한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KBO리그 출신 타자를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볼넷/삼진 비율도 극악이다. 김하성이 72볼넷-62삼진으로 볼넷이 더 많은 반면 나성범은 47볼넷 138삼진으로 삼진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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