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린샤오쥔 안현수 심석희 한국 쇼트트랙의 비극적 현실

by writainer 2022. 2. 6.

출처 : 베이징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진행 중이지만 과거 한국에서 임효준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린샤오쥔, 안현수, 심석희 중 누구도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않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 이것이 한국 쇼트트랙의 현실이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력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 대회마다 최약체라는 평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만큼 약해 보였던 때는 없었다. 4년 전 평창에서는 홈 어드밴티지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이점조차 없다. 린샤오쥔(임효준), 안현수, 심석희 등의 압도적 활약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여럿 수확했던 순간과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

 

이들이 대표팀에서 멀어진 이유도 제각각이다. 일단 임효준은 동료 선수 황대헌의 바지를 벗겼다가 징계를 받아 이번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지자 중국으로 건너가 린샤오쥔이 되었으나 결국 중국 대표로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3관왕이 되며 한국에 금메달 3개를 선물했던 안현수는 우여곡절 끝에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개최국 러시아에 금메달 3개를 안겼고, 이번에는 중국 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두 번의 올림픽 3관왕은 세계 쇼트트랙 역사에 유례가 없는 업적이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래전 안현수의 이탈만으로도 이미 속이 쓰릴 대로 쓰릴 한국 쇼트트랙 팬들에게 린샤오쥔의 중국 귀화는 또 한 번의 충격을 줬다. 김기훈-채지훈-김동성-안현수 이후 맥이 끊겼던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평창 2관왕 임효준이 지금은 린샤오쥔이 되어 중국을 응원하고 있는 현실은 아프기만 하다. 안현수 이후 이정수, 이호석 등이 나오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에이스의 자리를 유지하지는 못했고, 그래서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평창에서 큰 경기에 강한 면모까지 보인 린샤오쥔의 중국 귀화가 경기력 측면에서는 아쉽고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심석희 역시도 린샤오쥔과 마찬가지로 불명예스러운 이유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의 품위까지 내팽개친 언행을 보인 심석희, 그리고 결과적으로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린 여파로 국적까지 바꾼 린샤오쥔이 어린 시절부터 좀 더 성숙한 인격을 가졌다면 이번 쇼트트랙 대표팀의 메달 전망이 이렇게까지 암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난 2월 5일에 있었던 2022 베이징 올림픽 동계 올림픽 혼성 계주 경기를 통해 본 현 대표팀의 기량은 남녀 각각 최소 2명 이상이 에이스급이었던 과거의 대표팀에 비해 너무나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한국을 떠난 안현수, 린샤오쥔, 그리고 대표 자격이 없는 심석희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다만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황대헌, 최민정 정도를 제외하면 실력으로 이들을 밀어낼 자원들을 확보해내지 못한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혼성 계주 한 종목만이 끝난 상황이라 앞으로 있을 남녀 각 종목 경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모른다. 현 남녀 에이스인 황대헌, 최민정을 비롯한 대표팀이 선전해 린샤오쥔, 안현수, 심석희의 부재가 하나도 아쉽지 않을 만큼의 성과를 이뤄내길 바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