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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윤석열 지지율 1위, 어떻게 봐야 할까?

by writainer 2020. 11. 11.

윤석열 지지율 1위, 어떻게 봐야 할까?

 

윤석열 지지율 1위, 2020년 11월 11일을 장식한 화제의 토픽이었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순위에서 처음으로 윤석열 지지율 1위라는 결과가 나왔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여론 조사 기관인 한길리서치가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지율 24.7%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이것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22.2%를 기록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18.4%를 얻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고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1위가 됐다. 오차범위 3.1%인 이 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오차범위 이내에 있지만, 처음으로 지지율 1위에 올랐다는 점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들 3강 다음으로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5.6%로 뒤를 이었다. 4위인 홍준표 의원보다 '없다'는 응답이 12.9%로 2배 이상 많았을 만큼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 현상이 심해진 것이 눈에 띈다.

 

윤석열 총장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지역은 충청으로, 지지율은 33.8%였다. 그다음으로는 부산, 울산, 경남에서 30.4%, 대구, 경북에서 27.3%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31.8%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20대로 25.5%였다.

 

차기 대선을 1년 6개월 정도 남긴 시점에서 윤석열 총장이 양강이었던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를 제쳤다는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우선 범 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윤석열 총장이 아직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시하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큰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은, 현 정권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이들의 마음이 윤석열 총장에게로 기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대선을 치를 경우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를 비롯한 여러 후보가 경선을 거쳐 둘 중 하나만 대선에 나올 것이기에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중 한 명이 둘의 지지율을 합한 것과 비슷한 지지율을 얻게 될 수 있으나, 윤석열 총장 역시 홍준표 의원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범 여권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표를 흡수할 수 있다. 

 

또한 이 여론조사 결과 '없다(12.9%)', '다른 인물(4.3%)', '잘 모름, 무응답(4.3%)'이라고 답한 부동층의 비중이 많은 상황이다. 이들의 표가 21%를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여기서 얼마나 많은 표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부동층이 크므로, 민주당 경선을 통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중 한 명만 남는다 해도 여권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윤석열 총장이 충청 지역에서 가장 큰 지지를 얻었다는 점이 심상치 않은 부분이다. '충청 대망론'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역대 대선에서 당선자들은 충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해왔다. 윤석열 총장이 충청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잠룡이라는 점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부울경에서 30.4, 대구경북에서 27.3%밖에 얻지 못했으나, 만약 국민의힘 소속의 여권 단일 후보로 나온다면 영남 지방에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지금의 2배 이상으로 상승할 여지도 있다. 단순히 여권 양강인 이낙연 대표, 이재명 지사의 표가 둘로 나뉘어 윤석열 총장이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이라는 해석은 여권으로서는 위험할 수 있는 생각이다.

 

연령대별 지지율도 눈여겨봐야 한다. 20대가 25.5%나 윤석열 총장을 지지하고 있다. 지금의 20대는 조국, 추미애, 윤미향 등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뜨거운 감자들을 보며 현 세태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현 정권에 대한 20대의 반발심이 윤석열 지지율 1위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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