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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덮죽덮죽 논란, 이래도 괜찮을까?

by writainer 2020. 10. 11.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덮죽덮죽'을 검색했다. 덮죽덮죽 강남구청점 본점은 이미 평점(평균 1.0/5.0) 테러를 당하고 있다. 앞으로 더 심해질지도 모르겠다.


덮죽덮죽 논란이 뜨겁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 하는 소상공인을 다시 곤경에 빠뜨리는 모양새라 여론이 싸늘하다.


자초지종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포항의 한 식당에서 개발해 백종원의 호평을 받은 '덮죽'이라는 음식과 매우 유사한 메뉴를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의 이름은 '덮죽덮죽'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덮죽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했기에, 덮죽을 기반으로 하는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이른 시점에 생겼다는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대한민국 요식업을 대표하는 인물인 백종원조차도 덮죽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그게 뭐냐고 반문했을 정도로 덮죽은 여전히 생소한 메뉴다. 덮죽이란 덮밥에 올라갈 법한 재료들을 죽 위에 얹어서 먹는 것으로, 죽의 부드러운 식감과 위에 올라가는 재료의 씹는 맛을 동시에 살린 독창적인 메뉴다.


포항 덮죽집은 수개월에 걸친 연구와 노력으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과 백종원, 그리고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며 희망의 싹을 틔웠다. 그러나 자신이 힘을 들여 개발한 음식과 너무나도 유사한 메뉴를 내놓는 업체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 '덮죽'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이 흔한 메뉴가 아니라 덮죽집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포항 덮죽집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이 나오게 마련인데, 전혀 관련 없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아이디어만 베낀 것이라 느낀 소비자들은 이미 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급기야 덮죽덮죽이라는 브랜드를 본 한 손님이 포항 덮죽집 사장의 SNS로 연락을 취해 덮죽덮죽과 관련이 있는지 묻는 일까지 있었다. 이에 사장은 자신과 덮죽덮죽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로 인해 대중들의 공분은 커졌다. 사장은 자신의 메뉴를 빼앗아가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물론 레시피에는 저작권이 없어 법적으로 보호를 받기 힘들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레시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하지만 이 덮죽집의 경우 인기 프로그램인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메뉴 개발부터 레시피까지 거의 모든 것이 낱낱이 공개되었기에 보호를 받기가 애초에 어려운 상황이었다.


만약 덮죽덮죽이 대놓고 포항 덮죽집 메뉴를 따라했다고 해도 법적인 제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적 제재보다 더 무서운 여론의 심판을 받게 된다. 지금껏 소비자가 외면한 프랜차이즈가 성공을 거둔 사례는 없다. 어쩌다 성공을 거뒀더라도 대중이 등을 돌리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망했다. 시작부터 험난한 덮죽덮죽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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