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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13 주의해야 할 나이 세기, '세'와 '살' 구분

by writainer 2020. 9. 10.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13 나이를 나타내는 '세'와 '살'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지난 순서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도 익숙한 표현이 되어버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에 대한 글을 쓰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물리적 거리두기' 혹은 '사교적 거리두기'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거의 완전히 굳어진 상황이라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지난 글을 참고하면 된다.

https://asortofart.tistory.com/47

 

#12 코로나19가 낳은 말, 왜 '사회적 거리두기'?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12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연초부터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다. 전광훈 목사가 속한 사랑제일교회��

asortofart.tistory.com

이번 글에서는 나이를 셀 때 혼동하기 쉬운 의존 명사, '세'와 '살'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우리말에는 나이를 세는 의존 명사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살'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의외로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번에는 '세'와 '살'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만약 글을 읽다가 '50세'라는 단어를 발견했다면, 이 아라비아 숫자가 포함된 단어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정답은 '오십 세'다. '세'는 한자어 수 뒤에서 나이를 세는 단위로 쓰인다. '50세'를 '오십 살'이라고 하면 틀린 표현이 된다. 오십(五十)은 한자어이므로 오십 뒤에는 '세'가 쓰여야 옳다.

 

반대로 '50살'이라고 쓰여 있다면 이건 '쉰 살'이라고 읽는 것이 옳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오십 살'이라고 하면 안 된다. '살'은 '세'와 마찬가지로 나이를 세는 단위이지만, 고유어 수 뒤에 나온다. 또한 앞에서 '쉰'이라고 표현했다면 뒤에 '세'를 붙여서도 안 된다. 50세라면 오십 세, 50살이라면 쉰 살이라고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참고로 기사문처럼 격식을 갖춘 글에서는 '살'보다 '세'를 많이 쓴다. '살'은 문어보다 구어에서 비교적 많이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사문에서 사람 이름 뒤에 '(50)'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본다면 이 역시 '쉰 살' 보다는 '오십 세'로 이해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반대로 말을 할 때는 '쉰 살'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울린다. 반대가 되면 뭔가 어색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50세를 '쉰 세'라고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오십 살'이라고 하는 경우는 꽤 흔하다. 대화를 할 때도 한자어 숫자 뒤에 '살'을 붙이는 일이 많다. 주로 어린아이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인데, 간혹 성인이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어떻게 이야기하더라도 상대방이 어떤 뜻인지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뜻만 통한다고 다 맞는 말은 아니다. 이왕 언어를 배웠다면 상황에 맞게 정확한 표현을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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