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LB.com 캡처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험난하다. 예상된 일이었지만, 지금은 예상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약간의 활로가 열렸다는 점이다.
지난 오프시즌 LG 트윈스 출신 우완투수 고우석과 2년 450만 달러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끝내 고우석을 메이저리그에 올리지 않고 다른 팀으로 보냈다.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타격왕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4명의 선수를 내줬는데, 이 4명 중 하나가 고우석이었다. 나머지 3명의 선수는 유망주로 분류되는 야수로, 고우석은 트레이드 패키지 가운데 유일한 투수였다.
우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확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장래가 있는 선수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현재 쓰지 않는 선수 4명을 보내고 타격왕 출신을 데려온 것은 성공적이다. 루이스 아라에스는 지난 시즌 한때 4할에 도전하기도 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교타자로 꼽힌다. 파워와 수비 툴이 약점이지만 안타 생산 능력은 손꼽힌다.
반면 루이스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가게 된 4명 중 한 명인 고우석으로서는 이번 트레이드가 다소 서글프게 다가올 수 있다.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이기도 했던 서울 시리즈에 나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한국에서 치를 수 있다는 희망도 품었지만, 연습경기에만 등판했을 뿐 개막 2연전 로스터에서는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후에도 좋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 A로 내려간 고우석이 남긴 기록은 10경기 12⅓이닝 동안 2패, 평균자책점 4.38로 초라했다. 세이브도 단 하나에 불과했다. 팀이 제대로 판단했다는 걸 성적으로 보여준 셈이 됐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프로 입단 후 처음 겪는 트레이드가 아픔일 수도 있겠으나, 더 나빠질 게 없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팀으로의 이동이 악재가 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애미 말린스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입성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저예산 구단이다. 이번 루이스 아라에스 트레이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늘 좋은 선수가 있으면 내보내며 유망주를 받았고,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1997, 2003) 이후에도 항상 파이어 세일을 통해 주축 선수들을 팔아넘겼던 팀이다. 쉽게 말해 좋은 선수가 없는 팀이다.
이번 시즌 그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5월 6일까지 10승 26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에서 독보적인 최하위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이미 물 건너간 분위기고, 따라서 좋은 선수를 플레이오프 컨텐더 팀에 넘기면서 유망주를 받아야 하는 시즌이다. 또한 앞으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다수 콜업해 메이저리그 경험을 제공할 공산이 크다. 더블 A에만 머물렀던 고우석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일단 마이애미 말린스로 가게 된 고우석은 한 단계 올라간 트리플 A에서 던지게 됐다. 지금까지는 부진했지만, 트리플 A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면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가능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와일드카드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이므로 고우석에게 기회를 줄 여유는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없어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고우석의 피칭이다. 아무리 기회가 열려 있어도 더블 A에서조차 불안했던 피칭으로는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수 없다. 기회의 문은 열렸으나, 그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데뷔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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