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설들의 축구 도전기를 다룬 '뭉쳐야 찬다'에 이어 농구에 도전하는 스포츠 각 종목 레전드들의 이야기 JTBC 뭉쳐야 쏜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김기훈 국장님'으로 불리며 첫 고정 예능에서 첫 회부터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히 구축한 쇼트트랙 레전드 김기훈도 여러 전설급 선수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사실 김기훈-채지훈-김동성-안현수로 이어진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계보는 이제 끊겼다는 말도 있을 만큼 현재 한국 쇼트트랙은 전성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현대 쇼트트랙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레전드가 김기훈 국장님으로 불리는, 어찌 보면 굴욕이라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사실 김기훈 국장님이라는 별명이 생기게 된 데는 운동선수라기보다는 일반인에 가까운 172cm의 키, 그리고 그의 학구적인 외모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대학(울산과학대) 교수이기도 하다. 뭉쳐야 쏜다 첫 회가 나간 뒤 정말 JTBC 국장님이냐는 질문과 댓글들이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쏟아졌을 정도다.
그러나 커리어를 알면 절대 김기훈 국장님이라는 농담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뭉쳐야 쏜다에서 동갑내기 친구 김용만과 함께 거의 벤치만 달구는 만년 후보, 농알못 JTBC 국장님 이미지는 그에게 절대 흠이 될 수 없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이룬 레전드다.
김기훈 국장님은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사실 이 설명 하나로 모든 게 끝난다. 1992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5000m 계주와 1000m 금메달로 2관왕을 달성한 뒤 1994 릴레함메르에서 1000m 금메달을 또 따냈다. 이후 채지훈, 김동성, 안현수가 에이스 계보를 이었다. 안현수 이후로는 이정수, 이호석, 곽윤기, 노진규, 임효준, 황대헌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나왔지만 에이스 계보에 올랐던 이들의 아성은 넘지 못했다.
게다가 확실한 에이스라고 불리던 선수들 중에서도 김동성은 은퇴 후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에 휘말리며 현역 시절 쌓은 명예 이상의 불명예를 안았고, 안현수는 러시아 대표가 됐다. 평창 올림픽 2관왕인 현역 임효준도 본인 잘못으로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지자 중국 대표로 출전하는 것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큰 스캔들이 없었던 김기훈 국장님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올라갔다.
현대 쇼트트랙을 완성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기훈 국장님의 커리어는 더욱 빛난다. 현대 쇼트트랙은 김기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너를 돌 때 왼발을 빙판에서 떼고 오른발만 붙인 채 코너링하는 '외발 주법', 아웃 코스로만 추월이 가능했던 쇼트트랙에서 인 코스 추월을 한 뒤 다시 아웃 코스로 빠지며 다시 코너를 돌고 인 코스로 들어오는 일명 '호리병 주법'을 개발한 것도 바로 김기훈 국장님이다. 코너링을 할 때 빙판에 닿는 왼손에 에폭시를 붙인 장갑을 사용하게 된 것도 김기훈의 영향이다. 현역 시절 장갑에 본드를 붙인 것이 지금 보편적으로 쓰이는 '개구리 장갑'의 시초다.
또한 결승선 앞에서 상대를 좌절시키는 '날 들이밀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동성과 전이경을 통해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이 기술도 사실 김기훈 국장님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은퇴 후 지도자로서도 안현수를 세계 최정상으로 키워냈고,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감독으로 이정수의 2관왕에 기여했다. 안현수 없이도 쇼트트랙 강국의 지위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지도자 김기훈의 공이었다. 이후 2018 평창 올림픽 때는 강릉 선수촌장을 맡으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한국 쇼트트랙은 오랜 파벌 싸움과 전명규, 조재범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각종 스캔들, 김동성, 안현수, 임효준을 비롯한 전, 현직 에이스들의 안 좋은 이슈들로 인해 인기도 잃고 팬들의 비난만 쏟아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김기훈 국장님'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예능에 연착륙하고 있는 레전드 김기훈이 뭉쳐야 쏜다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땅에 떨어진 한국 쇼트트랙의 명예와 인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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