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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샌디에이고 700만 달러 계약의 의미

by writainer 2020. 12. 29.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드와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기간은 4년, 연봉은 연 7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MLB 공식 트위터

 

KBO리그 최고 유격수 김하성이 7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시간으로 12월 29일, ESPN을 비롯한 여러 미국 현지 매체는 김하성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김하성의 계약 조건은 팀 선배이자 한때 자신의 롤 모델이기도 했던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할 때 받은 4년 1600만 달러 규모를 훌쩍 뛰어넘은 조건이다. 현지 매체들에 의하면 계약 기간은 4년, 연봉은 700만 달러 수준이다.

 

김하성의 미국 진출을 통해 키움 히어로즈도 큰 금액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기본 포스팅 비용은 물론이고, 선수에게 보장된 금액이 2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 사이일 경우 원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는 25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17.5%를 받는다. 만약 김하성이 연평균 700만 달러를 받아 4년 2800만 달러 조건을 보장받는다면, 키움 히어로즈는 포스팅 비용 외에 300만 달러의 17.5%인 52만 5000달러를 챙길 수 있다. 추가금만 한화로 6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요한 건 이와 같은 계약 조건을 보장받게 된 김하성의 입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계약 조건에 따라 선수의 입지도 결정된다. 보험의 성격도 없지 않았던 강정호의 경우 스프링캠프부터 경쟁을 해야 했고, 거기서 살아남아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김하성은 좀 더 안정적인 상태로 리그 적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활동했던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팀 사정을 보면 답이 나온다. 유격수 자리에는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였다가 스타 반열에까지 오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자리가 굳건하다. FA로 합류한 매니 마차도를 3루로 밀어낼 만큼 팀의 기대가 컸고, 타티스 주니어는 팀의 기대대로 성장했다.

 

3루수 자리에도 마차도가 있어 김하성이 코너에서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김하성은 국내에서 자신의 주 포지션이었던 유격수는 물론 3루수로도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화했던 두 포지션이 아닌 2루수로 출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루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다. 2020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크로넨워스는 54경기에서 OPS 0.831과 함께 내야 여러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2위에 올랐으나, 아직 확실한 주전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김하성과 크로넨워스가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처지가 되겠지만, 계약 조건이 입지를 결정하기도 하는 메이저리그의 특성을 감안하면 김하성이 2021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2루수가 될 우선권을 쥐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특히 크로넨워스는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OPS 0.550에 그칠 정도로 약점을 보인 만큼 김하성에게 기회는 충분히 갈 것이다. 김하성이 주전 2루수가 되고 크로넨워스는 여러 포지션을 오가는 유틸리티 요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주전 2루수 자리를 완전히 차지했다고 보는 것도 아직은 이르다. 연봉 700만 달러급 선수이긴 하지만 빅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인 만큼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 크로넨워스와의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란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강정호, 김현수, 박병호 등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KBO리그 출신 타자들 만큼이나 스프링캠프 성적이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빅리그 투수들의 공을 칠 역량이 있다는 점은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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