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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분석/농구

차민석의 보완점과 성장 가능성(feat. 송교창)

by writainer 2021. 3. 28.

올해 있었던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역대 최초 고졸 1순위 지명 주인공이 된 제물포고 출신의 서울 삼성 포워드 차민석. 하지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이다 보니 아직 경험 부족이 엿보인다. 물론 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 당장 다음 시즌부터는 팀에 큰 보탬이 될 가능성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데뷔해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17분 23초를 뛰며 4.9득점 3.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차민석. 하지만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직접 본 3월 27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는 확실한 경험 부족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차민석은 12분 58초 동안 득점 없이 4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크게 두드러지지 못하며 팀의 74-84 패배를 막지 못했다.

 

주목할 부분은 야투 시도 자체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차민석은 최근 KBL 최연소 한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진기록도 썼을 만큼 공격 기술이 다양하고 운동 능력을 앞세운 득점에 능한 선수인데, 이날은 상대 빅맨 오세근과 매치되며 슛을 쏠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아무리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유망주 차민석이라 하더라도 KBL을 대표하는 엘리트 빅맨 오세근을 상대로 쉽게 포스트업을 시도하거나 블록슛의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긴 쉽지 않다. 슛 시도를 하지는 못했지만 공수에서 오세근 같은 선수와 겨루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경험치를 얻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따금씩 번뜩이는 장면들은 있었다. 이날 4개의 리바운드를 해낸 차민석은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며 상대와의 골밑 싸움에서 약점을 보이는 서울 삼성의 골밑을 어느 정도는 지켜냈다. 그리고 공격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며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를 얻은 점도 눈에 띄었다. 점프력과 적극성 모두 뛰어나 경험이 쌓이고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 득점과 함께 리바운드 수치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슈팅 능력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차민석이 이날 무득점에 그친 건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기 때문이다. 프로 입단 후 7경기 만에 처음으로 맞이한 무득점 경기. 쓴 경험이지만 분명 약이 될 것이다. 시즌 야투 성공률 37.1%, 3점 슛 성공률 12.5%에 그치고 있으나 오프시즌 연습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슛 감각과 더불어 경험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차민석이 보여준 득점 패턴을 보면 찬스 상황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골밑에서 쉽게 올려놓거나 운동능력을 이용한 돌파로 득점에 성공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물포고 시절엔 어떤 방법으로든 쉽게 득점을 올렸으나 자신보다 경험이 풍부한 빅맨이나 외국인 선수가 있는 프로에서는 통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보인다. 하지만 슛 셀렉션은 경험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

 

이 선수가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차민석은 전주 KCC 송교창이나 부산 KT 양홍석과 곧잘 비교되곤 한다. 고졸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송교창과 비교해도 성장세가 괜찮다.

 

송교창은 신인이던 2015~2016 시즌 20경기에서 평균 8분 27초를 소화하며 1.5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에 비하면 차민석은 출전 시간도 송교창의 2배 정도를 가져가면서 득점이나 리바운드도 훨씬 많이 잡아내고 있다.

 

물론 이는 팀 사정과도 관련이 있다. 여전히 6강 경쟁 중이기는 하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먼 서울 삼성은 차민석에게 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비록 승부처에서는 배제될 때가 많지만 차민석은 꾸준히 선발 출장하고 있고, 1쿼터부터 상대 토종 빅맨들과 매치되며 빠르게 경험치를 쌓고 있다. 아직은 보완할 점 역시 많이 보이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팀의 주축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엿보인다. 두 번째 시즌부터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던 송교창의 사례를 떠올린다면 차민석에게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간을 좀 더 주면 확실히 성장할 선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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