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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분석/농구

제러드 설린저의 남다른 클래스 역시 NBA급

by writainer 2021. 3. 28.

오른쪽에서 공을 잡고 있는 선수가 제러드 설린저다.

안양 KGC의 새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가 KBL을 폭격하고 있다. 

 

KBL에 온 뒤 3월 27일까지 7경기에 출전한 제러드 샐린저는 적응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평균 28분 38초를 뛰며 26.1득점 12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6라운드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도 꼽히고 있다. 덕분에 안양 KGC도 3위를 지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제러드 설린저의 활약은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 지난 2012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셀틱스의 1라운드 전체 21번 지명을 받은 뒤 NBA에서 269경기를 뛰는 동안 평균 10.8득점 7.5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뛰어난 빅맨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왔던 명성 있는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확실히 우수하다. NBA 우승 반지가 있는 사마키 워커(전 서울 SK)보다도 낫다. 지난 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에메카 오카포 다음이라고 할 만하다. 다만 전성기 때도 수비형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에메카 오카포는 신체적으로도 전성기가 한참 지나서 한국에 온 반면 1992년생인 제러드 설린저는 훨씬 젊을 때 KBL에 왔다는 점이 차이다. 그래서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었다.

 

내가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직관한 3월 27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뛰어난 기량이 눈에 띄었다. 제러드 설린저는 초반 아이재아 힉스의 적극적인 디펜스에 막히기도 했고, 조기에 파울 2개를 범하며 벤치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점차 클래스를 보이며 24득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경기를 마쳤다. 팀도 84-74로 승리.

자유투를 던지는 제러드 설린저

특히 골밑에서 득점하면서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는 집중력이 돋보였고, 하프 라인을 넘기 전에 자리를 잡은 동료가 보이면 빠른 패스를 하는 센스도 보여줬다. 1쿼터 전성현의 슛이 폭발한 것도 제러드 설린저의 센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에게 더블팀이 붙을 일이 없었던 NBA 시절과 달리 바뀐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역시 수준급이다.

 

또한 제러드 설린저는 NBA에서 센터가 아닌 파워 포워드로 분류됐던 선수답게 외곽에서 득점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운동 능력까지 갖춘 빅맨이라 득점 루트가 다양하고, 그래서 파생되는 팀의 공격도 더욱 다양해진다. 다가올 플레이오프에서도 안양 KGC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자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전주 KCC가 파이널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시즌 중 교체로 안양 KGC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가 KBL 판도를 흔드는 점은 단테 존스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롭다. 지난 2004~05 시즌 한국에 온 단테 존스는 안양 KGC의 전신인 안양 SBS 유니폼을 입고 팀의 15연승을 이끌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금도 피트 마이클(전 대구 오리온스)과 함께 개인 기량으로는 첫 손에 꼽히는 외국인 선수다.

 

제러드 설린저와 마찬가지로 NBA에서 뛰던 시절 보스턴 셀틱스 소속이었다는 것도 재미있는 공통점이다. 단테 존스는 화제를 몰고오기는 했지만 우승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제러드 설린저는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 들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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